비니 에 올리.
소노시절 파스타며 리조또, 스테이크를 가리지 않는 훌륭한 퀄리티에 반해서
수원에서 정자동까지 30분 이상 걸리는 거리를 매번 차를 몰고 찾아가곤 했지만
보정동 비니에올리.로 확장이전후 분비는 사람과 주문후 길어지는 대기시간, 들쭉날쭉한 퀄리티로 삼진아웃.되었던 곳인데,
오늘 낮에 예약제로 운영하는 동판교점을 새로 오픈했다는 문자를 받았다. (나중에 알고보니 사모님께서 보내신것)
약간 마음이 동하여, 신과 정을 선동하여 함께 try 하였다.
실내는 대략 요런 분위기. 보정동과 언뜻 비슷하지만, 좀 더 고급스럽고 테이블간 간격도 널찍널찍하다.
6시 예약을 하고 갔지만 사실 우리 외에 다른 팀은 없었다. (오픈한지 사흘 되었단다......)
사실. 저 앞장에, 오너쉐프님의 닭살스런 멘트가 있었는데, 미처 찍진 못했다. -_-;
가격은 이 정도. 소노때보단 많이 비싸졌고 (당연한가) 비니에올리 보정동읜 가격대는 사실 생각도 안난다.
그만큼 아오안.되었다는건가.
메뉴판만 봤을땐 살짝 비싼감이 든다.
식전 빵은 찍지 못했다. 사실 찍었다고 생각했는데, 열어보니 없다. (-_-;) 내가 뭐 그렇지.....
요고이 리코타 치즈 샐러드. 치즈도 버섯도 훌륭했지만
풀은 좀 부족한듯. 그렇다고 어디처럼 커다란 볼에 가득 담아달란건 아니니 조금만 더 풍성하게 해주세요.
꽈뜨로 포르마지오 프로쉬또.
소스는 뭐 치즈 그자체다. 라고 해도 될듯한 절묘한 농도. 그렇다고 끈적대지도 않았다.
아.. 생각만해도 또 군침도네. ㅎㅎㅎㅎㅎ
만쪼 크레마.
면의 익힘 정도도, 버섯과 만쪼님의 익힘정도도 훌륭했다. 특히 만쪼님은 핏물이 베어나올 정도의 굽기를 유지하면서도 소스를 망치지 않고, 게다가 식어서도 여전히 맛있는 훌륭한 퀄리티셨다.
다만 고르곤졸라는 살짝 부족한듯...했지만, 이건 내 개인적 취향인듯.
알리오 올리오.
(정님에 의하면)약간 스파이시 했다고...... 오일쪽은 주종목이 아니라 사실 잘 모른다.
다만 면은 (역시) 잘 익었고, 괜찮은 맛이었다.
쉐프님께서 서비스로 주신 브라우니와 티라미수.
흠잡을데 없다. 정님께선 심지어 라즈베리 시럽마저 훌륭하다며 열심히........
티라미수의 빵이 불만이라면 불만이랄까. 가장자리쪽이 뭐랄까, 냉장고맛? 같은게 났다. 그외엔 백점만점에 구십점 정도.
같이나온 커피도 싱겁지 않고 적당히 진해서, 디저트 커피를 끝까지 마신건 참 오랜만이었다.
사실 보정동 이전후에 워낙 갈 때마다 실패해서 이번 동판교점도 반신반의하며 정말로 'try' 해본 것이었는데
결과적으로 구십오퍼센트정도는 만족한다. 나머지 오퍼센트도 비용....의 문제인데 (저렇게 먹고 구만원.)
비싼 만큼 더 좋은 재료들을 아낌없이 쓴 느낌이라 불만은 없다.
쉐프님께서 직접 테이블까지 오셔서 의견을 묻길래 반쯤 건성으로 '괜찮네요' 라고 했더니
괜찮으면 안된다고, 정말 의견이 궁금하다고 되물으셔서 그건 조금 의외였다.
보정동에서 쌓였던 나쁜 이미지들이 날아가는 순간이랄까. (그만큼 보정동 비니에올리는 정말 최.악. 이었다.)
아마도 쉐프님도 보정동의 문제점에 대한 고민끝에 2호점을 예약제.로,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로 맛있는 음식을 내놓는다. 라는 결론을 내린게 아닐까. 라고 (우리끼리만) 생각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은, 손님이 너무 없다.
가격대가 좀 높긴 하지만, 퀄리티를 생각하면 절대 비싼건 아니고, 정말 맛있지만,
일단 입지가 아주 좋은건 아닌듯.
대략 판교신도시와 분당(수내동)의 경계쯤이고 다 개발되면 보정동거리와 흡사한 모냥새가 될 것 같은데, 당장은 아무것도 없다는게 문제. 밥먹고 여덟시쯤 나올 땐 사방이 깜깜하니 좀 그렇더라.
쉐프님도 손님이 너무 없어서 걱정인듯 하고. 당분간은 보정동에서 벌어서 여기 메꾸셔야할지도. ㄷㄷㄷ
근데, 뭐, 소노때 생각해보면, 그때도 사람 없어서 불안불안하긴 했는데, 망하긴 커녕 확장이전하셨지.
잘됐으면 좋겠다. 덧붙여, 이번엔 제발 퀄리티 콘트롤이 잘 되었으면 좋겠다.